시리즈로 돌아가기
1화: 버디의 일기

이 일기는 버디가 쓴 내용을 맞춤법에 맞춰서, 여러분이 읽기 좋게 정리한 내용임을 사전에 알립니다. 


안녕? 이름은 버디! 나는 내 이름이 무지 좋다. 친구라는 뜻이잖아! 

나는 인간의 가장 충실한 친구니까. 그래, 인간들은 나를 골든 리트리버라고 부른다. 강아지Puppy, 개Dog, 그리고 친구Buddy. 그 모든 것이 나를 가리키는 말이다.

내가 어떤 선물상자에 담겨 내 첫 인간 친구, 마이크와 만났을 때의 일이 생각난다. 날 데리고 간 건 제임스였다. 제임스와 마이크는 같이 살고 있는 인간 친구들이었다. 나는 그들을 제임스 아빠, 마이크 아빠. 이렇게 불렀다. 제임스는 나를 쓰다듬는 손길이 좋았고 마이크는 날 산책을 잘 시켜 줬다! 마이크가 내 발을 닦을 때는 항상 너무 싫었지만 그러고 나면 꼭 간식을 줬다. 제임스는 내 밥을 챙겨 줬다. 두 사람의 침대에 내가 들어가면 두 사람이 질색했던 것이 생각난다. 어렸을 때는 괜찮았는데 내가 조금 크고 나서는 두 사람 다 나 보고 내려가서 자라고 내쫓기만 해 댔다. 하지만, 자고 있는 동안 어떤 짐승이 우리를 습격할 지도 모르는데! 같이 자야 되는데! 낑낑대면 결국 그들은 어쩔 수 없다는 듯이 나를 받아 주었다…. 

아주 오래 전의 추억이다. 제임스와 마이크는 먼 곳으로 여행을 갔다. 나를 두고. 내가 어쩌면 너무 커져서 그랬을지도 모른다. 보호소에 있을 때, 한 쪽 눈에 상처가 있는, 나이 든 슈나이저 랠리쉬가 말해 주었다. 그들은 어쩌면 나를 두고 먼 곳으로 여행을 간 게 아니라 죽은 거라고. 그러니까 너무 실망하지 말라고. 

하지만 나는 여전히 그들이 나를 두고 여행을 갔다고 생각한다. 나는 그들이 죽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사실 죽는다는 것이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 인형처럼 힘 없이 축 늘어지는 걸까? 제임스와 마이크가 사라지고 난 후, 그들의 친척이 나를 데리고 어떤 언덕에 데려간 적이 있었다. 잔디가 끝없이 깔려 있고, 돌들도 무지하게 많았다. 거기다가 오줌을 싸면 안 된다고 했다. 그런데 다른 강아지들의 흔적도 없어서 나는 그냥 꾹 참았다. 어떤 사람이 나를 데리고 어떤 돌맹이 앞으로 가서 여기가 제임스고, 여기가 마이크고… 그런 말을 했다. 제임스랑 마이크 아빠? 여기 밑에 있는 건가? 아하, 지하로 여행을 간 거구나! 지하에는 케르베로스가 있는 강아지 천국이 있다고 누가 그랬다. 분명 옆옆집 닥스훈트였던가? 그러니까 마이크 아빠랑 제임스 아빠는 나를 위해 강아지 천국으로 여행을 간 것이다. 무척 멀고 험난한 여행일 것이다. 마이크 아빠랑 제임스 아빠가 나를 위해 돌아올 때까지 나는 얌전히 있어야겠지, 다른 인간들의 말을 잘 들으면서. 착한 아이로 있으면 분명 그럴 것이다.

그렇지만 제임스랑 마이크 아빠 없이는 너무 슬펐다. 외로웠다. 무리에 속해 있고 싶었다. 이렇게 큰 강아지는 키울 수 없다고 마이크 아빠의 냄새가 나는 인간이 그랬다. 나는 낑낑댔다. 결국 나는 어떤 강아지들이 많은 곳으로 갔다. 아마 나는 귀엽고 어린 강아지가 아니라서 조금 걸릴지도 모른다고 했다.

하지만 나는 착한 아이인데.

물론 마이크 아빠랑 제임스 아빠를 못 보게 되었을 때 조금 나쁜 짓을 많이 하긴 했다. 왜냐면 그들이 나를 두고 떠난 것 같아서. 계속 계속 기다려도 오지 않아서 조금 심술을 피웠을지도 모른다. 불안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들이 강아지 천국으로 여행을 떠났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에는, 그때부터는 얌전하고 착하게 굴려고 노력했단 말이야. 

힘없이 엎드려 있으면 사람들이 나를 보고 귀엽다고 했다. 하지만 결국 어린 강아지들이 먼저 사라졌다. 그들도 그들만의 엄마와 아빠를 만나러 간 것일지도 모른다.

그러다가 언제였던가? 

언젠가 한 번 맡아본 적 있는 냄새를 가진 인간이 찾아왔다.

마이크와 제임스 아빠가 사라졌을 때, 그때 한 번 맡은 적이 있었다. 까끌까끌하고 상처투성이의 큰 손은 마이크와 제임스 누구와도 달라서 기억이 났다. 또 흙과 식물 냄새도 많이 났다. 

“네가 버디구나.”

그 덩치 큰 인간은 보호소의 인간들과 대화했다.

“제가 저 아이의 주인을 먼저 발견했습니다. 네, 안타까운 사고였습니다…. 경찰에게 소식을 전하고, 성당 사람들과 한 번 찾아갔었지요. 친척 분이 맡는다고 하길래 괜찮은 줄 알았는데, 아니었군요. 그렇다면 제가 맡아서 키울까 합니다. 저희 집에는 넓은 마당도 있고, 다른 동물들은 키우지 않지만 제가 예전에 키웠던 경험이 있습니다. 무엇보다 저도, 제 파트너도 개를 한 마리 키우고 싶었거든요.” 

무슨 소린지는 잘 몰랐다.

어쨌든, 그렇게 나는 베니엘 아빠와 아일 아빠와 만나게 된 것이다. 

베니엘 아빠는 힘이 쎄다!

마이크 아빠와 제임스 아빠도 내가 다 크고 난 후에는 가끔 버거워했는데, 베니엘 아빠는 이길 수가 없다!

베니엘 아빠는 밥도 챙겨 준다. 저녁 밥은 아일 아빠가 챙겨 주고 싶다고 해서 아일 아빠가 챙겨 주지만, 아침 일찍, 베니엘 아빠를 채근할 필요도 없이, 매 시간 잘 일어나서 나에게 밥을 준다. 닭이며 소며 여러가지를 사다가, 이상한 야채들도 넣어다가, 내 밥을 챙겨 준다. 

그리고 베니엘 아빠는 산책도 시켜 준다! 새벽 산책은 베니엘 아빠가 허리에 줄을 매고 나와 함께 달린다. 가끔 내가 너무 빨리 달리면 베니엘 아빠는 천천히 가라며 내 머리를 쓰다듬는다. 제임스랑 마이크는 가끔 산책을 귀찮아했고 이렇게 빨리 달리지도 못했는데. 

아일 아빠는 잠이 많다.

사실 나에게 아빠는 마이크와 제임스 뿐일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들도 아빠라고 부르라고 하기에 그렇게 하기로 했다. 아마도 아빠의 의미는 무리를 이끌어가는 두 우두머리일 것이다. 

베니엘 아빠가 아침 일찍부터 일어나서 경계를 하니까 아일 아빠는 잠이 많아도 된다. 반대로, 아일 아빠는 새벽까지도 잠들지 않을 때가 많다. 무슨 과제를 한다나? 귀에 이상한 것을 쓰고, 검정색 판때기가 두 개 붙어있는(노트북이라고 그럤다) 것으로 이것저것 무언가를 만지며. 그럼 베니엘 아빠는 내 머리를 쓰다듬으며 칭찬하듯이 아일 아빠의 머리를 쓰다듬고는 자러 간다. 아일 아빠는 굉장히 좋아한다. 나도 누가 내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칭찬하면 기분이 좋다. 굿 보이라고 하잖아. 그럼 나는 착한 아이가 될 수 있다, 아마도 아일 아빠도.

아일 아빠는 베니엘 아빠 모르게 나에게 간식을 많이 준다. 처음에 베니엘 아빠가 나를 데려갔을 때, 아일 아빠는 아마도 나를 그닥 좋아하는 것 같지는 않았다. 왜인지는 모르겠다. 내가 너무 커서? 베니엘 아빠는 나를 끌어안고, 씻기고, 밥도 주고, 챙기고, 산책도 시키고… 그랬는데. 아일 아빠는 나를 조심스럽게 만지곤 했다. 어쩌면 내가 무서웠을지도 모른다. 아일 아빠는 베니엘 아빠만큼 힘이 세지 않아서? 

하지만 나는 아일 아빠가 좋았다! 마이크 아빠도 제임스 아빠와도 다르지만, 아일 아빠는 상냥하고, 손이 섬세하고 부드럽고, 조심스럽게 나를 만져 준다. 크고 놀랍게 나를 무섭게 하지도 않는다. 내게 장난치거나 하지도 않고, 나를 경계할 때에도 너 이거 먹어 볼래? 하고 몰래 간식을 주었었다. 베니엘 아빠는 나에게 간식을 자주 주진 않는다… 사실 그래서 요즘은 아일 아빠가 더 좋다! 인형 같은 장난감도 자주 사준단 말야. 하지만 아일 아빠는 터그 놀이는 잘 못 한다. 내가 지켜줘야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어쩌면 베니엘 아빠도 아일 아빠를 지켜줘야겠구나 하고 생각하는 것일 수도 있다. 강아지들은 다 안다. 짐승들은 다 안다. 걸을 때나 집에 있을 때 언제나 베니엘 아빠가 아일 아빠를 지키려는 것처럼 보인다. 어쩌면 잘 때에도.

마이크 아빠랑 제임스 아빠처럼 두 사람도 엄청 큰 침대에서 같이 잔다. 나도 끼고 싶었는데 베니엘 아빠가 안 된다고 했다. 그러면 나는 힝힝 울면서 거실의 내 침대나 소파에 누워서 힝힝 뒹굴거린다. 나도 저 사이에 끼어서 아주 포근하게 잘 잘 수 있는데. 가끔은 문도 안 열어 준다. 너무해! 문을 안 열어 줄 때 심지어 아일 아빠가 아파하는 소리도 난다. 두 사람의 냄새는 같이 있기 때문에 아주 같지만, 한참 지나 문을 열면 두 사람의 냄새가 거의 많이 섞여 있다. 아일 아빠의 몸 이곳저곳에서 베니엘 아빠의 냄새가 난다. 베니엘 아빠의 이곳저곳에서도 아일 아빠의 냄새가 난다. 내가 킁킁대면서 코를 갖다 대면 두 사람 다 곤란해하기는커녕 간식을 주려고 애쓴다. 나는 두 사람이 왜 나만 빼놓고 냄새를 그렇게까지 교환하는 것일까 궁금해진다. 그래, 아마도 베니엘 아빠는 서열 확인식을 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나는 위협이 되지 않지만, 서열 2위인 아일 아빠는 주기적으로 베니엘 아빠가 서열을 확인을 해야 하니까, 방에 들어가서 아일 아빠가 낑낑 소리를 내고 아프다고 하고 그러는 것일지도 모른다. 베니엘 아빠는 엄격하니까. 그러니까 다음 날에도 그 다음날에도 아일 아빠가 몸이 아프다고 투덜거리는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역시 문을 열고 같이 자고 싶다. 나도 한 무리잖아!

어제는, 베니엘 아빠랑 아일 아빠랑 차를 타고 넓은 잔디가 깔려 있는 곳으로 갔다. 너무너무 좋았다! 베니엘 아빠는 공이랑 프리스비도 들고 갔다. 나는 똑똑하니까 그런 걸 잘 찾아 올 거라고 했다. 맞아, 나는 똑똑하고 너무너무 착한 아이다. 거기 가니까 다른 강아지들도 무척이나 많았다. 다들 자신의 아빠나 엄마들과 같이 왔다. 거기서 만난 강아지 동족에 대해 얘기하자면:

잭 아저씨가 있었다. 잭 아저씨는 닥스훈트다. 나보다 무지 키가 작고 허리가 무지하게 길다. 신기해서 킁킁 냄새를 맡았더니 나한테 화를 냈다. 나는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잭 아저씨는 자신을 무시하지 말라며 공놀이 경주때 엄청나게 달렸다. 나는 노인 공경의 의미로 처음에 공을 양보했다. 잭 아저씨네 아빠들은 아일 아빠랑 나이가 비슷해 보였다. 베니엘 아빠랑은 무슨 대화를 하던데, 음식 관련된 거였다. 나는 잘 모른다.

그리고 케르랑 베로랑 스우도 있었다! 내가 좋아하는 친구들! 케르 형은 너무 무섭고 베로는 날쎄서 나랑 잘 놀아 준다. 덩치로 치대기는 힘들지만 베로는 공놀이와 프리스비를 할 때 나의 가장 큰 경쟁자다. 하늘까지 점프한다! 베로는. 스우는 유모차에 앉아서 흥 하고 쳐다보는데 솔직히 조금 얌체같다. 그리고 너무 작고 먼지같다. 베로가, “스우 녀석은 우리 막내인데 원래 저래. 막내라고 오냐오냐 자라서 그래.” 하고 신경쓰지 말라고 헀다. 케르 형이 스우를 혼내기는 하지만 스우는 원래 그렇다고 했다. 나한테 왈왈 짖어대면 조금 난처하다. 케르 형아는 아주 신사적이고 아빠 말을 잘 듣는다. 삼형제의 아빠는 어쩐지 베니엘 아빠와 경쟁심을 가지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나도 블리스 아빠가 좋은데. 유리 아빠는 엄격해. 블리스 아빠는 간식도 많이 준단 말이야. 손길도 부드럽고 따듯하구. 하지만 케르 형은 유리 아빠 말을 더 잘 들을 걸.” 베로가 그랬다. 케르 형이, “블리스 아빠는 우리가 지켜야 돼.” 라고 했다. 그래서 나도, “나도 아일 아빠 지켜야 돼!” 라고 대답했다.

태배기, 아니 태백이는 베로나 케르 형아보다는 크지만 나보다 작다. 나처럼 털이 길지도 않고 꼬리도 말려 올라가 있다. 다리도 튼실하다. 그런데 조금 귀찮아한다. 베로나 나처럼 말이 많지는 않다. 그래도 나는 태백이도 좋다. 태백이도 “나도 요한 아빠 지켜야 되는데? 근데 난 좀 무서워.” 라고 했다. “겁쟁이 강아지!” 하고 베로가 놀렸다. 태백이가 컹컹 짖으니까 태백이네 아빠가 와서 그러면 안 된다고 했다. 하지만 나는 안다. 베로가 먼저 놀린 거다! 베로네 아빠는 무섭게 생겼고, 베로한테는 케르 형도 스우도 있으니까 모르겠지만 우리는 무리의 숫자가 적으니까 어쩔 수 없다.

아, 그리고 새서미 누나 이야기를 안 할 수 없다. 새서미 누나는 아주, 아주 작다. 잭 아저씨보다도 스우보다도 작다. 너무 작아서 내가 밟을까 봐 걱정될 정도다. 그런데, 새서미 누나는 근처로 가기만 해도 신경질을 낸다. “오지 말라고 했잖아! 크니까 방해된다고!” 하고. 엄청, 엄청 무섭다. 새서미 누나는 예민하다. 아마도 작아서 그런 것일지도 모른다. 나도 저렇게 작으면 세상의 모두가 날 해칠까봐 무서웠을 것이다…. 그렇지만 조금 같이 놀고 싶은데 아쉽다.

일기 끝!

더 생각나는 게 없다.

나는 이렇게 살고 있다. 베니엘 아빠가 밥을 주려는 것 같다. 오늘은 사과도 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