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아 캠벨은 눈물을 주륵주륵 흘리고 있었다. 방금 전까진 엉엉 울었지만 지금은 울고 있을 때가 아니었다. 새벽 3시. 야행성의 소유자라면 밀린 일을 하고 있기 딱 좋은 시간. 세계 어딘가에서는 컴퓨터 게임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을 거고, 대다수의 주간 근로자들은 잠을 청하고 있겠지만 몇몇 불면증 환자들은 깨어 있을 것이다. 고양이와 부엉이가 으스스한 소리를 내며 활동하는 시간, 미아 캠벨은 손전등도 없이 집 뒤의 정원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새벽 3시는 또한 악마들이 좋아하는 시간이었다. 미아는 공업용 커터칼 하나와, 옆집 골든 리트리버 맥스가 입에 물고 좋아하던 나뭇가지, 바늘을 들고 있었다. 원래는 더 많은 종류의 준비물이 필요했지만 지금 그녀는 가장 간단하게 소환할 수 있는 해결책이 필요했다.
미아는 망설임 없이 제 팔에 커터칼로 상처를 냈다. 손목이 아니었기에 피가 철철 흐르지는 않았지만, 커터칼을 타고 흐르는 피는 충분히 잔디를 적셨다. 칼에도 피가 잔뜩 묻어 나왔다.
'생리 중이었으면 조금 더 편했을까?'
문득 쓸데없는 생각이 들어, 미아는 고개를 휘휘 흔들었다.
그리고 피가 묻은 커터칼을 피가 떨어진 땅 한가운데에 박아 넣었다. 그리고 골든 리트리버 맥스가 좋아하던 나뭇가지로 주위에 소환진을 그렸다. 소환진은 이제 안 보고도 척척 그려낼 수 있었다. 눈물이 앞을 가리고, 손전등도 없는 탓에 모양이 예쁜지는 알 수 없었지만. 어쨌든 사람 하나 죽이고 싶을 때마다 소환진을 외운 게 다행이었다.
나뭇가지를 던진 미아가 주문을 외웠다.
"뤼시프... (중얼중얼)... 리에후... 프타곤..."
미아는 중얼거리며 주문을 외웠다. 주문도 자주 생각해서 그런지 아주 술술 나왔다. 좆같은 선배! 좆같은 선임! 좆같은 교수와 날 소개시켜준 동기! 아무튼 악의를 담아서. 한 자 한 자 제대로 뿌득뿌득 주문을 외우자 확실히 몸에서 기운이 쭉 빠지는 것 같았다. 미아는 손가락에 끼고 있던 전 남자친구의 반지를 힘 주어 빼냈다. 이딴 싸구려 보석반지에 왜 감동했지? 바람 피우는 쓰레기였는데!!
마지막으로 미아는 양 손의 약지와, 검지와, 엄지에 바늘로 작게 구멍을 뚫었다. 핏방울이 몽글몽글 맺혔다. 바늘을 떨어트리고 미아는 수인을 맺었다. 그리고 다시 한 번 주문을 외웠다.
마녀라면 악마 소환법 한두 개 정도는 알고 있기 마련이다. 미아는 널리 알려진 마녀가 아니었고 심지어 기계공학 쪽에서 박사 학위까지 딴 유능한 연구원이었지만 어쨌든 마녀긴 했다. 마녀의 자질이 있다면 누구나 일 년에 한 번 셰일럼의 마녀 집회에서 인정받는다. 미아는 성인이 되자마자 마녀 집회에 참석했고, 정기적으로 마녀들과 안부를 주고받곤 했다. (요즘은 디스코드도 편했다. 게임을 하는 마녀들도 여럿 있었다.) 일 년 전. 누군가를 너무나도 저주해서 죽이고 싶다고 하자, 친절한 마녀 친구들은 사람을 죽이는 악마 소환법을 알려 주었고, 지금 미아가 그린 소환진과 일련의 주술 의식이 바로 그것이었다.
'다 됐다...!'
미아가 눈을 감고 꿇은 자세에서 상체를 엎드렸다. 경배하는 자세였다. 그리고 마음속으로 계속해서 기도했다. 손가락 끝이 조금 따끔거렸고, 아직 지혈이 완전히 되지 않은 팔의 상처에서는 피가 조금씩 흘러내리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보다도, 제 연구성과를 전부 뺏어간 상사와, 얄미운 동기, 바람을 피운 남자친구, 그녀를 좋게 생각하지 않고 항상 골탕먹이는 선배 등을 저주하고 싶은 마음이 더 컸다. 어쩌면 죽이는 것보다도 이런 얘기를 하고 그녀를 위로할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고도 생각했다. 하지만 이곳은 실리콘 밸리, 고향을 떠나 아무도 없는 타지로 오직 연구를 위해 온 미아의 아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이곳에서 새로운 인맥을 사귀어야 했는데, 친구들은 전부 비행기로 5시간 이상씩 걸리는 머나먼 땅에 있지 않던가.
'제발, 제발...'
만약 악마 소환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어쩌지. 그럼 미아는 그냥 다친 사람이 되는 거였다. 덧나지 않게 조심해야겠지.
고약한 유황 냄새가 났다. 저번 년도 마녀 집회의 어떤 마녀가 데려온 지옥견이 이런 냄새가 났는데...
지옥에서부터 어떤 악마가 소환된 걸까. 미아는 눈을 감고, 악마의 첫 한마디가 들리기 전까지 얌전히 있었다. 무릎 꿇은 다리가 아팠다. 새벽 3시의 정원은 추웠다. (미아가 몸에 걸친 것이라고는 파자마 한 벌이 전부였다. 레이디와 트램프의 레이디가 그려진.) 숨소리가 들렸다. (악마도 숨을 쉬는구나.) 그녀의 앞에 누군가가 서 있는 것이 분명하게 느껴졌다. 잔디를 밟아 들리는 바스락거리는 소리. 악마는 박혀 있던 칼을 빼내는 것 같았다.
"저기..."
악마가 한 마디를 내뱉었다. 마침내! 미아 또한 고개를 들고 악마를 마주한 다음 조건을 말하고 계약하면 되었다.
악마의 목소리를 듣자마자 느낀 건, 소름이 돋는 것도 아니고 익숙한 것 같다는 기분이었다. 친근함을 느끼게 하기 위해 목소리가 그런 느낌을 주는 것일지도 몰라... 하지만 왜 무언가 익숙하면서도 잘못된 것 같다는 기분이 드는 거지?
미아가 고개를 들어 악마를 보았다. 악마는 목소리만 익숙한 것이 아니었다.
"...미아?"
"...카할?!"
소환진을 밟고 서 있는 것은 카할 맥캐너, 그녀의 가장 친한 소꿉친구였다. 그리고 카할은 캘리포니아와는 정반대에 위치한 주인 로드아일랜드에 있어야 했다.
그뿐이 아니었다. 카할(의 모습을 한 악마)은 상체를 아예 헐벗은 상태였다. 가죽으로 된 하네스 비슷한 것만 두르고 있었는데 솔직히 말해서 잘 어울렸다. 잘 어울리다 못해 스트립쇼를 할 것 같다고나 할까. 전문 배우만큼은 아니지만 돋아 있는 복근에 시선이 갔다. 하반신도 마찬가지로 쫙 달라붙는 검은 가죽 바지를 입고 있어서 어디 시선 줄 곳이 없었다. 헉, 악마는 친근한 사람의 외모를 하고 나타나는 건가, 그런 건가?! 아무리 그래도 카할이 이렇게까지 몸이 좋았던가...
"으음... 미아.. 미아가 맞구나."
악마는 손을 내밀어 미아를 일으켜세웠다. 익숙한 카할의 목소리였다. 왁스로 떡칠된 것 같은 머리에, 다크서클. 금방이라도 범죄를 저지를 것 같은 외모에 무표정. 카할이 맞는 것 같았다!
"아, 아니. 이게, 이게 무슨. 카할? 카할이야?"
악마의 이름을 멋대로 부르면 안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미아는 꽤나 당황한 상태였다. 카할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카할? 카할이라고?! 아니, 그럴리가 없는데?"
"그럴 리가 있어.."
미아가 더듬더듬 카할을 만졌다. 음, 울퉁불퉁 복근 좋네... 가, 아니라! 카할이잖아! 진짜 카할 같잖아! 사람 죽여줄 악마를 소환했는데 왜 카할이 나온 거야?! 브로드웨이의 노출 많은 퀴어 뮤지컬 같은 데에서 댄서들이 입을 것 같은 복장으로?!
"난 악마를 소환했다고!"
"그래, 그런 것 같아.. 무슨 일인지는 몰라도."
"왜 네가 나온 거야?! 그것도 이런 핫 섹시 스트리퍼 복장으로?!"
"이게 악마 기본 복장이라서... 요즘 악마들은 이렇게 지옥에 갈 것 같은 퀴어 복장을 입곤 하는데... 샘 스미스처럼... 아무튼... 이게 아니라..."
"너 로드아일랜드에 있다며!! 거기서 미술 배우고 있는 거 아니였어?"
"UCLA를 떨어졌으니까 그게 맞긴 한데, 응... 아... 여기 캘리포니아구나, 미아... 비행기 값을 아끼는 획기적인 방법이군.."
그 와중에도 미아는 카할의 몸을 더듬고 있었다. 도무지 현실성이 없어서였다. 몸이 아주 잘 만져졌다. 이게 뭐지 진짜? 상의에 달라붙은 가죽 하네스를 착 잡아댕겼다가 놓자, 찰싹 소리가 났다.
"아야.. 아퍼, 미아.."
아무래도 아프다고 말하는 카할의 목소리는 정말 진짜같았다! (미아가 실수로 뭔가 카할에게 엎으면 항상 이런 반응이었다. ) 그렇다는 것은,
"어머, 미안, 카할! 나도 모르게..."
"아냐... 그래... 악마 소환을 했구나, 내가 튀어나오면 그야 믿기 힘들겠지. 나도 미아 네가 날 소환할 줄은 몰랐는데."
카할이 코를 훌쩍였다.
"일단, 추우니까 집에 들어가서 이야기할까?"
정말로 악마같지 않은 태도였다.
"너, 언제부터 악마였어?!"
소파에 비스듬히 앉은 카할이 곤란한 표정으로(남들은 잘 구분하지 못했지만 미아는 구분 가능했다) 눈을 살짝 피했다.
"한 번도 네가 악마라고 말한 적 없잖아! 아니, 너 카할의 몸을 빼앗은 악마인거야? 헉. 아니면 알고 지냈을 때부터 악마였던 거야?"
묻고 싶었던 게 많았던 미아가 와다다 내뱉었다. 그 와중에 카할 먹으라고 마실 것을 한 잔 갖다 주면서. 마실 것 뿐이 아니라 만들어 두고 냉장고에 있었던 아몬드 초코 쿠키도 함께였다. 익숙하게 쿠키를 받은 카할은 먹지 않고 잠깐 망설였다. 한 손으로 입가를 쓸은 카할이 미아의 눈을 바라보았다.
"한 삼 년 전부터 악마였는데..."
"삼 년 전부터 악마였다고, 삼 년 전부터?! 카할의 몸을 악마가 뺏은 거야?"
여차하면 구마 의식이라도 할 기세로-마녀지만- 미아가 빽 소리질렀다. 워, 워. 카할이 양 손을 흔들며 미아를 진정시켰다. 전등 아래에서 보니까 뇌쇄적인 패션이 더욱 잘 보여서 미아는 순간 얼굴이 빨개질 뻔 했다. 아니, 카할은 카할이었다. 이미 볼 장 다 본 사이인데 이제와서 부끄러울 리가? 물론, 제대로 만난 것은 거의 삼 년 전이 마지막이긴 했지만 아무튼 그랬다.
"미아, 제발 내 이야기를 들어 줘. 일단 나는 악마에게 몸을 빼앗기지 않았어, 나는 나야. 가톨릭 교구에 나를 팔아넘기지 말고... 뭐, 팔아넘겨도 날 어떻게 할 수는 없겠지만."
차분한 목소리로 카할이 자신의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건 삼 년 하고도 조금 더 된 이야기야. 니브가 자기를 마녀 집회에 데려다 달라고 하더라고. 응, 미아. 넌 몰랐겠지만 난 이미 너와 니브가 마녀라는 걸 알고 있었어.. 니브는 숨기지도 않았지. 가끔 말실수로 네가 마녀라고 했거든."
"알고 있었으면 티를 내지!"
"뭐 별로 하고 이야기하고 싶진 않은 것 같아서.. 그리고 니브가 마녀가 그렇게 신기한 존재도 아니라고 하길래..."
정말 카할은 덤덤했다.
"아무튼 마녀 집회에 데려다 달라고 하길래 차를 타고 데려다 줬지... 알다시피 로드아일랜드와 세일럼은 좀 가깝잖아. 차 타고 가면 마녀집회까지 차로 길어도 세 시간이면 되길래. 마침 니브가 어머니한테서 받아 온 것들을 전해줄 겸, 우리 집에 머물고, 마녀 집회에 데려다 줬거든."
그런가? 지리를 떠올려 보니 확실히 그랬다. 카할이 있는 곳에서 세일럼은 무척 가까웠다. 미아도 집회에 갈 때마다 카할과 만날 수 있으면 만났던 기억이 있었다.
"그런데.. 삼 년 전에.."
카할이 안색이 어두워졌다. (미아는 구분 가능했다.)
"마녀 집회에 갔다가 어떤 마녀가 나에게 저주를 걸었거든..."
"헉, 뭐라고?!"
미아가 깜짝 놀랐다.
"그 마녀가 말하길 사십 오 년 전에 자기를 버리고 갔던 쓰레기같은 포르노스타 남자친구와 내가 너무 닮아서 그랬다는데, 아무튼... 자기도 깜짝 놀라서 반사적으로 마법을 걸었대. 그런데 그 마녀가 꽤 강한 마녀였던 모양이야. 중간에 취소했어도.."
엣취, 카할이 갑자기 재채기를 했다. 순간, 카할의 머리가 사람의 머리같지가 않았다. 미아는 자기가 잘못 본 건가 싶어 눈을 비볐다. 확실히 사람 얼굴이었다. 그런데 방금 전에 잔상처럼 카할 머리가 무슨 도마뱀 머리 같았는데...
"뒤늦게 정말 미안하다고 사과하긴 했는데, 당황해서 갑자기 만든 저주라 해결 방법도 없지, 내 머리가 코모도왕도마뱀이 된 걸 무를 수 없었어. 아예 몸 전체에 건 게 아니라 중간에 취소된 거라. 머리만 바뀌었고."
미아가 입을 떡 벌렸다. 턱이 빠질 것 같은 모습에 카할은 살짝 웃으며 미아의 턱을 닫아 주었다.
"어떤 마녀들은 '그러게 왜 마녀 집회에 남자를 데려와!' 하고 니브를 혼내기도 했는데, 어쨌든. 그런 사정이야."
"아니, 정말, 정말 힘든 일이었잖아! 왜 말하지 않은 거야?"
그, 그러고 보니. 제작년인가에 머리가 도마뱀이 되어 버린 남자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것 같기도 했다. 하지만 미아는 일과 연구를 하느라 너무 바빴고, 삼 년 전이면 한창 연구와 논문에 집중하고 있을 때였다. 마녀 집회에도 나가지 않았으니 모르는 것은 당연했다.
"내가 마녀라는 것을 알고 있었잖아? 상황을 알았다면 분명 도와줬을 텐데... 코모도왕도마뱀 머리라니, 세상에, 코모도왕도마뱀."
"...일단, 미아 너는 바빴잖아. 그리고... 코모도 왕도마뱀 머리는, 아무래도, 징그럽지?"
"무지무지 징그럽지!"
안타까운 표정으로 미아가 카할을 바라보았다. 불쌍한 친구가 도마뱀 머리가 되다니! 그것도 무섭고 징그럽게 생긴 코모도왕도마뱀 머리를! 징그럽단 대답을 듣고 조금 시무룩한 표정의(미아는 구분 가능했다) 카할이 고개를 푹 숙였다가 이야기했다.
"그리고 네게 말할 필요도 없었어. 어, 한 달이 지나기 전에 니브와 그 자리에 있던 마녀들이 머리를 모아서 일단 다른 방법을 찾아 주었거든. 바로 악마를 소환해서, 내가 견습 악마가 되는 방법이었지."
"견습 악마? 그런 것도 있어?"
"정확히 말하면 견습 악마는... 죽은 뒤에 악마가 되고 싶은 악마숭배자들이 주로 하는 일들인데... 음....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악마들의 계약직 하청 직원이 되는 거야."
"계약직 하청 직원????"
그런 건 처음 들었다. 아니, 들은 적이 있었던가?
카할이 한숨을 쉬었다.
"그래, 주로 사후 악마가 된다는 조건으로 무보수로 일하거나, 소원을 들어 달라고 하고 노예처럼 일하지. 난 마녀가 연줄이 있어서 도마뱀 머리를 고친다는 조건으로... 향후 십 년 간 어떤 악마를 소환하면, 간단한 일일 경우 그 악마 대신 소환되어 조금 도와주는 역할을 맡았어. 콜센터를 하청 맡기는 것처럼. 참고로 간단한 질문 같은 것도 내가 대답하곤 해. 이렇게 말해도 지금까지 소환된 적은 미아 너를 제외하고는 한 번 이었고, 질문에 대답한 것도 열 번이 채 안 되지만."
엣취. 밤바람이 차가웠고, 카할은 무슨 스트리퍼처럼 전부 헐벗은 몸이었으니 추울 법도 했다. 한 번 재채기를 하자 또 카할의 머리가 도마뱀처럼 보이는 착각이 일었다.
"그런데, 그거 아직 완전한 게 아닌 거 아냐? ...방금 전에 재채기할 때, 네 머리가 코, 코모도왕도마뱀으로 보였어. 카할!"
"응, 가끔 그런 사람들이 있더라... ...그건 네가 마녀라서 그래, 미아. 악마도 이 저주가 어떻게 되어먹은 건지 풀어 줄 순 없어서 임시방편으로 '재채기를 할 때만' 도마뱀의 머리로 있게 술식을 몰아냈거든. 그리고 다른 인간들에게는 계속 인간 머리로 보이게 해주는 것도 걸었지. 어디까지나 '인간'이야. '마녀'는 '인간'과 조금 다르니까, 재채기를 할 때 마법이 통하지 않는 거야."
느릿느릿 설명한 카할이 와작 소리를 내며 쿠키를 먹었다.
"그래도 그 마녀가 십 년 동안 어떻게든 저주를 풀 방도를 찾겠다고 했겠으니까, 난 괜찮아. 그런데 정말 미아 네가 날 소환할 줄은 몰랐는걸. 이런 우연이."
카할이 씩 웃었다. 아 맞다, 카할 맥캐너라는 친구가 불행한 저주에 걸리고 악마의 하청직원이 된 이야기를 듣느라 잠깐 까먹었다. 하지만 미아 캠밸이야말로 요 최근 불행한 일들을 잔뜩 겪었지 않은가. 그래서 악마를 소환한 거고.
"누구 죽이고 싶은 사람이라도... 있었어?"
카할의 장난스러운 말에 미아가 갑자기 왈칵 눈물을 쏟았다. 그 한마디가 기폭제가 된 것이다. 이젠 카할이 당황할 차례였다.